글과 말

불타 석가모니

바냐쏜 2014. 8. 25. 16:20

와타나베 쇼코(渡邊照宏)(2010), 『불타 석가모니』(법정 譯), 서울: 문학의 숲

  원서의 제목은 「新釈尊伝」으로, 법정 스님의 역서이며 개정판이 되며 '불타 석가모니'라는 제목이 붙었다. 부처의 생애를 서술한 책으로, 방대한 여러 문헌들의 검토를 토대로 세존의 일생을 재구성하고 있다. 옛날 문헌이라는 것이 맹신해서는 안되며 그렇다고 왜곡해서는 안되기에 이를 바탕으로 연구하는 것은 까다로운 작업인데, 저자는 훌륭하게 이를 수행하여 작품을 빚어 놓았다. 게다가 번역하신 법정스님은 자연스럽고 유려한 한국어로 원문을 잘 옮겨놓았으니, 불교 입문서로는 더할 나위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책을 읽는데 앞에서 얘기했던 사실을 반복해서 언급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 독자들을 배려한 것 같았다. 

  읽으면서 석보상절 권3에서 나왔던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흥미로웠다. 한편으로는 차이가 있었는데, 어떤 사실에 대해 여러 설이 있을 때 석보상절에서는 하나의 설만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예를 들어 석가의 부인이 셋 있었음을 보여주는 여러 문헌들의 기록이 있지만 석보상절에는 야쇼다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다.

또 흥미로웠던 것은, 경전 작성자가 어떤 공간에 대해 쓰면서 시간 순과 관계없이 그에 대해 연상되는 다른 사실들도 같이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경전의 기록을 읽어 내어 재구성할 때 주의해야할 부분이다. 

 저자가 지속해서 주장하는 바는 불교는 '종교'라는 것이다. 경전에서 나오는 비현실적인 부분들이 비이성적이고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며 잘라낼 것이 아니라, 거기에 '진짜' 불교의 모습이 들어 있으며 종교적인 어떤 것이 암시되어 있는 것이다. 앞으로 경전을 읽을 때 이런 점을 생각하면서 보면 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