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18. 18:04 생각
한반도와 대한민국의 역사
한반도의 역사는 길지만 대한민국의 역사는 너무도 짧다.
항상 미국 역사 짧다고 만만하게 봤지만, 지금 대한민국이 가진 역사는 너무도 짧은 것이 아닌가. 5천년의 역사를 주장하기에는 과거와의 단절이 너무 심하다. 역사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이랑 경주 수학여행가면 보는 절, 탑, 무덤들을 빼면.. 실생활에서 먼 과거와의 단절은 너무도 크다. 의식주를 보자. 옷은 완전히 서구식이다. 한복은 결혼식같은 아주 특별한 행사나 명절 때나 고작 입는다. 음식은 그래도 비교적 혼합되어 있다. 주거는 의복과 마찬가지로 거의가 다 서구화되어 있다. 한옥은 찾아보기가 아주 힘들다. 그리고 이 건물들 마저도 지은 지 오래되는 건물이 별로 없다. 조금만 오래되었다 싶으면 다시 짓는다. 필라델피아에 와서 느낀 것들이 건물들이 다 참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100년이 넘는 건물들도 참 많다.
나는 우리학교 캠퍼스에서 서관이 제일 좋다. 물론 내가 속한 단과대의 건물이라 애착이 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서관에는 다른 건물에서는 느끼기 힘든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낡은 내부에 좋지 않은 냉난방 시설과 '서그와트'라고 불릴 정도의 이상한 층계 구조..는 자랑하기 힘들지만, 삐까번쩍한 경영대 건물들보다 나는 서관이 더 좋다. 역사가 있고, 정취가 있기 때문이다. 고풍스런 창문들을 보며, 낡은 강의실 의자들을 보며, 아 나의 선배님들이 이 공간에서 함께 공부했고, 불의를 위해 싸웠고, 고대의 역사를, 한국의 역사를 만들어 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것들은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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