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길 운전 첫 성공
오늘 출퇴근길에 비가 꽤 왔다. 이 정도로 비오는데 운전한 건 처음이라 조금 떨렸다. 다행히 무사히 왕복 성공^^ 운전이란 새로운 도전 과제 중 세부 미션 빗길 운전에 성공해서 뿌듯했다ㅋ

# 퀴즈데이
오늘 심리학사 수시퀴즈를 쳤다. 하는 김에 8과목 다 봤는데, 5문제씩이라 크게 부담은 없었다. 그냥 배우기만 하다가 시험을 보니까 기억이 새롭기도 하고 또 더 정확히 알게 되는 것 같아 좋았다. 역시 적당한 스트레스는 발전의 원동력!

Posted by 바냐쏜

언어학적 분석을 통해 임상 진단

Posted by 바냐쏜

  내촌목공소 목재 상담 고문으로 있는 저자의 나무에 관한 에세이를 담은 책이다. 목재 딜러와 카운슬러를 오래 해온 경험과 박학다식함이 '나무'를 중심으로 펼쳐져서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한 가지 일을 오래 관심을 기울여 하다보면 전문가가 되는데, 그 경험과 식견이 부러웠다. 이외에도 인문학 전반에 걸친 보석같은 지식들이 그 전문성과 어우러지니 그 이야기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책을 읽고 나니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아파트 단지의 나무들도 이름이 궁금해졌다. 당연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그 순간의 기쁨이란!

 

<새로 알게 된 사실>

자작나무는 단풍나무보다 훨씬 저렴한데, 품질은 차이가 거의 없으나 공급이 많기 때문이다.

레바논 국기 속의 나무는 삼나무이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전나무, 또는 제주도 출신 구상나무.

고대 교목은 잣나무(Korean pine)다. 누가 왜 정했는지는 모르지만 '찬기파랑가'에 "아아 잣나무 가지 높아, 서리 모르시올 화랑의 우두머리시여"라는 구절에서 보듯 잣나무는 민족의 기상으로 비유된다. 따라서 민족 사학 고려대의 상징으로서는 매우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서울이 서울이 된 것은 1946년. 이광수의 소설 <이차돈의사>(1930년대), <원효대사>(1942)에서 '서울'은 경주이다.

Posted by 바냐쏜
'인간의 본질을 밝히는 인문학의 첫 번째 질문'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책이다. 플라톤 아카데미 총서로, 이 기관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인문학 대중 강연을 한 것을 책으로 묶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서 여러 저자들의 인문학적 관점을 엿볼 수 있었다., 슬라보예 지젝 글이 가장 관심이 가서 읽게 되었고, 전체적으로 읽기 평이했다. 다만 강신주 글은 너무 자본주의를 '악'으로 매도하고 돈에 경도된 삶을 전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읽기가 좀 불편했다. 이태수의 글에서 아리스토파네스의 사랑 얘기는 헤드윅에 나오는 얘기랑 같아서 신기했다.



(강신주) 우리가 가진 자유는 소비의 자유입니다. 다시 말해 내가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돈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지요.

(고미숙) 동양의학이든 물리학이든 현대 인류의 지성이 말하는 몸은 '나'라는 의식 안에 갇히는 것이 아니고 존재와 우주가 교차하는 지점입니다.

(고미숙) 사랑은 서로에게 삶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김상근) 저는 인문학이 추구하는 기본 가치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은 나 자신에게 진실된 삶, 이웃과 더불어 사는 도덕적인 삶, 그리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멋진 삶과 의미 있는 죽음을 위해 사는 것입니다.

(이태수) 우리 인간이 실은 불구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불완전한 존재라는 통찰을 담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한 것이 그의 의도입니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도 다른 것이 아닙니다. 불구의 반쪽이 나머지 반쪽을 찾아내 다시 온전한 한 몸으로 합쳐지고자 하는 열망이 바로 사랑입니다. 다시 말해 불완전한 존재가 완전한 존재가 되기 위한 열망이 사랑인 것입니다.
Posted by 바냐쏜

  '한국 근현대 예술가들의 삶과 문학으로 배우는 인간다운 삶의 가치'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다. 윤동주, 청록파 시인, 한용운, 이광수, 이상, 이해인 등 교과서에 나오는 이름이 익숙한 근현대 시인들에 대해 교양 수준에서 소개하고 있다. 저자 권영민 교수가 서울대 국문과 퇴직 후에 교양 대중 강좌를 했던 것을 토대로 책을 펴냈다. 

  윤동주, 한용운, 이해인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시인 세 명이라서 시집을 자주 읽는다. 이들 시인에 대해 잊고 있었거나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어서 뜻깊은 독서였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평이하면서도 드문드문 새롭게 알게되는 사실들이 있어서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책이었다. 교과서에 나오는 시인들이라 그런지 국어 교과서 심화판 느낌이 살짝 들었다. 대학 학부 1학년 문학 교양 강좌 내용 정도의 책이고, 아무래도 여러 명의 예술가들을 다루다보니 개개인에 대해서 아주 깊은 정도의 내용은 아니었다. 다만 마지막 두 챕터 책의 향기와 한국문학 세계화에 대한 글은 논문의 느낌이 나고 해서 그런지 조금 지루하게 읽혔다.

  저자가 현역 시절 이상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는지 그에 대한 챕터와 내용이 많았다. 이상에 대해서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이 흥미로웠는데, 특히 '且8씨의 出發'에 대한 해석이 새로웠다. 이 시는 학부 시절 김인환 교수님 수업 때 성적인 의미가 담긴 시라고 배웠는데, 사실 이 시는 이상의 친구 '구본웅'이라는 화가에 대한 시라는 것이다. 제목의 且8은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且八=具=구본웅'으로 해석된다. 본문의 내용들도 성행위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곱추임에도 불구하고 화가로서 위대한 성취를 이룬 구본웅을 치켜세워주는 내용이다(곤봉이 남성 성기가 아니고 붓이라는 등의 해석).

릴케 전집은 일본어판이 좋다고 한다.

Posted by 바냐쏜
https://sunsetwalk.modoo.at/?link=7v3duayz

Posted by 바냐쏜
소설가가 쓴 산문집이라 그런지 산문임에도 감각적인 표현력과 몰입력 있는 글 전개가 돋보였다. 작가가 쓴 소설을 한번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글들이었다.

 


 

 

마음에 드는 글은 '부사와 인사' '여름의 풍속' '점, 선, 면, 겹'이다.
  '부사와 인사'는 내가 평소에 부사를 남발하고 있지 않은가 반성해보게 되는 글이었다. 부사는 가장 먼저 버려지는 것인데, 그만큼 가볍기도 하다. 부사가 더해지면서 어쩐지 내용은 더 가벼워 지기도 한다. 평소 언어 습관에서 부사를 적절할 때에 쓸 수 있도록, 군더더기 없는 언어가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여름의 풍속'은 안암동 헌 책방에서 '언어학사'라는 중고책을 산 작가가, 거기서 나온 시간표를 토대로 한 연인의 이야기를 추측해보는 내용이다. 안암의 한 연인이 주인공이라서 그런지 추억 돋기도 하고, 작은 단서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재주도 신기했다. 이 글을 읽고 다른 책을 잠시 읽었는데, 거기서 다른 사람의 대출확인증이 나왔다. 나도 작가를 따라 내 앞에 이 책을 빌린 김송*님에 대해서 추측해보았다. 디자인과 일러스트책, 공부법을 빌린 것으로 보아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인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빌린 '가상은 현실이다'-내가 빌린 책이기도 하다-는 수험과 관계없지만 기분전환을 위해 빌린 것 같았다.
  '점, 선, 면, 겹'은 책을 읽을 때 연필로 밑줄을 그어가며 읽는 작가의 습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나도 원래 책에 밑줄 치면서 읽는 걸 좋아해서 공감이 갔다. 다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읽다보니, 밑줄 대신에 포스트잇 태그를 붙여서 나중에 그 구절을 옮겨 적는 식으로 하고 있다. 이 글에서 마음에 든 문장은 '한 조각 꽃잎이 져도 봄빛이 깎이나니.'이다. 이외에도 마음에 든 구절은 다음과 같다.

평소 문서에 줄을 많이 긋는다. 전에는 색연필이나 형광펜을 이용했는데 지금은 거의 연필만 쓴다. 어떤 문장 아래 선을 그으면 그 문장과 스킨십하는 기분이 든다. 종이 질과 연필 종류에 따라 몸에 전해지는 촉감은 다 다르고 소리 또한 그렇다. 두껍고 반질거리는 책보다 가볍고 거친 종이에 긋는 선이 더 부드럽게 잘 나가는 식이랄까. 어디에 줄 칠 것인가 하는 판단은 순전히 주관적인 독서 경험과 호흡에 따라 이뤄진다. 그리고 이렇게 줄 긋는 행위 자체가 때론 카누의 노처럼 독서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과 리듬을 만든다.

책을 읽다 문득 어떤 문장 앞에 멈추는 이유는 다양하다. 모르는 정보라. 아는 얘기라. 아는 얘긴데, 작가가 그 낯익은 서사의 껍질을 칼로 스윽 벤 뒤 끔찍하게 벌어진 틈 사이로 무언가 보여줘서. 그렇지만 완전히 다 보여주지는 않아서. 필요한 문장이라. 갖고 싶어서. 웃음이 터져. 미간에 생각이 고여. 그저 아름다워서. 그러다 나중엔 나조차 거기 왜 줄을 쳤는지 잊어버릴 때가 많다.

이해란 비슷한 크기의 경험과 감정을 포개는 게 아니라 치수 다른 옷을 입은 뒤 자기 몸의 크기를 다시 확인해보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니 만일 언젠가 제 소설에 명랑한 세계가 가능했다면 그건 제가 특별히 건강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특별이 밝은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찧고 까불며 놀 수 있는 마당을 선배들이 다져줬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내 농담이 선배들의 진담에 빚지고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 '생일축하' 中

여름이 끝날 무렵, 나는 그곳에서 '당신은 왜 글을 쓰는가'란 질문과 다시 만나보기로 했다. 누군가 우리에게 삶이, 인생이, 역사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데 굳이 왜 그런 수고를 하느냐 묻는다 해도 할 수 없었다. - '알록달록한 점점' 中

얼마 전 '미개'라는 말이 문제 돼 그 뜻을 찾아봤다. '사회가 발전되지 않고 문화 수준이 낮은'이라는 뜻이 먼저 등장했지만 그 아래 '열리지 않은'이란 일차적인 뜻도 눈에 띄었다. 앞으로 우리는 누군가 타인의 고통을 향해 '귀를 열지 않을' 때, 그리고 '마음을 열지 않을 때' 그 상황을 '미개'하다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 '기우는 봄, 우리가 본 것' 中
Posted by 바냐쏜

 

 

박완서 작가의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박완서의 '산과 나무를 위한 사랑법'이란 책은 참으로 좋아하는데, 다른 소설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것들 외에 읽어보지 않아서 앞으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완서 작가는 서울대를 중퇴하고 평범한 주부생활을 하다가 40살의 나이에 작가로 등단했다. 나도 언젠가는 작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주시는 분이다. 물론 그렇게 글을 쓰기까지 엄청난 것들이 축적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작가의 말 중에 글쓰는 것이랑 본래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다. 그만큼 글쓰기가 쉽지만은 않은 작업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여러 인터뷰가 나오는 데 가장 감명깊고 마음에 들었던 인터뷰는 피천득 선생과 박완서 작가의 대화이다. 맑고 간결한 사람과 따뜻하고 잔잔한 두 사람의 아름다운 만남.

p.61
남성은 하늘이고 여성은 땅이라는 비유 역시 그 진의를 모르고 사람들은 잘못 사용하지요. 본래 비유란 항상 오류와 한계가 있는 것이므로 비유에 현혹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더군다나 그 비유의 참뜻을 왜곡한다면 그 비유의 가치란 부정적인 것일 뿐이겠지요.

p.122
나는 언제나 그녀의 글을 대개는 두 번씩 읽는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가 있어서 내 나름의 속독으로 얼른 내용을 읽고 난 뒤에 다시 천천히 문장들을 곱씹으며 읽게 되는데, 그 때마다 그 유려하고 반짝이고 거침없는, 있을 자리에 꼭 그 단어가 들어가 박히는 그 힘이 어디서 오는가 궁금했다. 대체 이 작가는 사십이 되어 겨우 데뷔를 할 때까지 이런 걸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어떻게 참았을까.

p.123
그러면서도 그녀는 그때 글을 쓴다는 일은 아마 '꿈도 꾸어보지 않은' 듯하다. 그 세대의 보통 여성의 삶을 온종일 살았던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한 보통 주부의 삶을 후일 소설가가 된 이후에 자신의 가장 빛나는 자산으로 품게 되는데, 그건 그녀가 보통 주부면서 결코 보통으로 생각하거나 느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 세상에 대해 언제나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내 부모, 내 남편, 내 새끼들로 표현되는, 흔히 살림만 하는 여성들이 뱅뱅 맴돌게 되는 관심사가 아니라 정치, 경제 그리고 문화 전반에 대해서.

p.177
(피천득) 많이 벌면 그것 때문에 노예가 될 것 같아요. 버릴 수도 없고, 어디 기부하자니 아깝고 그럴 것 아니겠어요? 그 돈을 계산하고 관리하고 하는 데 드는 시간이나 정력이 얼마나 크겠어요. 가만 보면 돈 모으는 이들은 돈 모으는 재미밖에 모르는 것 같아요.

p.181-182
(피천득) 그래요. 형식이 아니라 그 내용이 항상 중요한 거에요. 그 알맹이만 있으면 껍질은 자연히 생겨나는 거에요.

(...)

(박완서) 그 자리에서 선생님을 뵈면서 '사람이 저렇게 늙을 수도 있구나'하고 생각했어요. 선생님의 늙음은 기려도 좋을 만한 늙음으로 여겨지니 신기해요. 저 역시 같이 나이가 들어 가면서 가장 참을 수 없는 게 추하게 늙어가는 정정한 노인들이에요. 나이가 들수록 확실해지는 아집, 독선, 물질과 허명과 정력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집착 같은 것을 보면 차라리 치매가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늙음을 추잡하게 만들어요. 그런데 그런 것들로부터 훌쩍 벗어나 있는 선생님을 뵈면 연세와 상관없이 소년처럼 천진난만해 보여요. 그렇게 벗어나는 일이 어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인가요. 늙음조차도 어떻게 늙느냐에 따라 뒤에 오는 사람에게 그렇게 되고 싶다는 꿈과 희망을 주는 것 같아요.

Posted by 바냐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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